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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에 12월 11일자로 송철한 교수님 기고가 실렸습니다.

 

기고 주제는 "초미세먼지가 해결됐다는 착각" 입니다.

 

기고 링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3707#home

 

 

이하 교수님께서 쓰신 원본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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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몇몇 분들과 초미세먼지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듣게 되는 말이 있다. 그분들은 “우리나라 하늘의 초미세먼지는 이미 해결된 문제 아니었던가요”라며 필자에게 반문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9년 23㎍/㎥에서 2021년 18㎍/㎥까지 3년간 21.7%나 감소했다. 2021년 이후에는 대략 18㎍/㎥ 부근을 오르락내리락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이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문제가 이미 해결이 된 문제라는 느낌이 드는 것도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닐 듯싶다. 그리고 이런 상황엔 환경부도 빠르게 개입한다. 환경부 관계자들은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상황 개선이 정부와 지자체가 최근 시행해 온 ‘계절 관리제’나 ‘초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 등이 실효적 성과를 거둔 결과라며 자화자찬한다.

 

필자는 이런 상황에 대해 두 가지를 이야기 하고 싶다. 첫째, 정부와 지자체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계절 관리제나 비상 저감 조치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농도에 주는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다. 왜 제한적인가에 대해선 과학적 논증이 필요할 텐데 이 문제에 대해선 효과가 미미하다는 결론을 제시한 국내 과학자들의 선행 연구가 이미 있다.

 

둘째, 그렇다면 지난 몇 년간 초미세먼지 농도가 21.7%나 개선된 것은 도대체 무슨 까닭일까. 초미세먼지가 개선된 주된 이유는 환경부가 주장하듯 계절 관리제의 실효적 효과 때문이 아니고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때문이었다. 알다시피 코로나19 상황은 한국 포함해 중국 등 여러 국가의 경제와 산업 활동에 엄청난 제약을 가했다. 이처럼 경제와 산업 활동의 제약은 초미세먼지 농도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다면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코로나19 상황이 종료 이후 다시 급반등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가능하다. 이런 징후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기 전인 2022년 1~10월까지 월별 초미세먼지 농도와 코로나19가 실질적으로 종식된 올해 초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하면 확인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월별로 증가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와 올해 첫 10개월 평균을 봐도 17.05㎍/㎥에서 18.96㎍/㎥로 무려 11.2%나 증가했다. 경제와 산업 활동이 재개되면서 덩달아 초미세먼지가 대한민국 하늘을 다시 가리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 발생한 엘니뇨는 내년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엘니뇨가 남태평양에서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다음 해 한반도의 겨울과 봄철이 따뜻해진다. 따라서 내년 한반도의 겨울과 봄철은 평년보다 따뜻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한반도의 겨울과 봄철이 따듯하다는 것은 결국 겨울과 봄철 불어오는 계절풍이 추운 시베리아나 만주 지역을 통과해서 한반도로 불어오는 빈도가 줄고, 인구와 산업이 밀집한 중국의 베이징·톈진 등 화베이(華北) 지방과 상하이 등 화중(華中) 지방 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빈도가 증가할 거라는 의미다.

 

그리고 화베이와 화중 지방에서 불어오는 이 따뜻한 편서풍에는 이들 지역의 고농도 초미세먼지도 함께 실려 올 것이다. 빈도가 증가할 따뜻한 편서풍은 내년도에 우리나라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상승시킬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기상학적 요인이 될 듯싶다. 지난주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붉게 나타난 것은 이런 현상의 한 예고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유감스럽지만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문제는 이미 해결이 된 문제가 아닌, 잠시 잠복해 있던 문제라고 봐야 한다. 이제 초미세먼지 문제는 코로나19의 종식, 경제 활동의 재개와 함께 다시 기승을 부릴 것이다. 초미세먼지가 회색빛 재앙의 날개를 다시 펼칠 거란 얘기다.

 

유감스럽게도 초미세먼지 부활의 과학적 징후들은 기상 연구자들의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징후에도 한국사회는 초미세먼지 문제가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여기고 정부는 사실상 별 효과도 없는 정책만을 반복한다. 심각한 착각이고, 정책의 헛발질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이런 착각과 헛발질의 대가는 한국 사회에 꽤 참담한 결과를 몰고 올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

 

송철한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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