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에 2월 28일자로 송철한 교수님 기고가 실렸습니다.

 

기고 주제는 '미세먼지 제대로 예보하려면' 입니다.

 

기고 링크: http://news.donga.com/List/Column/3/04/20180228/88894245/1

 

 

 

이하 교수님께서 쓰신 원본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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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예보

 

사실 미세먼지 농도를 겨울에서 봄 사이 대략적으로 예측하는 일이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일반 시민들 역시 내일의 미세먼지 농도를 날씨 예보를 통해 미루어 짐작 하실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는 주로 11월 중순 경부터 4월말까지 (초겨울에서 봄 사이) 대한민국에서 자주 상승하는데, 그날의 기온과 상관 관계가 많다. 물론 이 미세먼지와 온도 사이의 상관관계(correlation)가 바로 인과관계 (causation)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 관계는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에서 봄, 겨울 온도가 올라갈 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로 높이 올라가고 (PM10 기준 81 mg/m3 이상), 날씨가 추워지면 미세먼지 농도는 떨어진다. 왜냐 하면, 우리나라 겨울부터 봄 사이 미세먼지의 절반 그 이상이 중국으로부터 기원하는데, 날씨가 따뜻하다는 얘기는 공기단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쪽 지역, 중국의 북경, 천진, 산동성, 하북성 등의 화북지역이나 강소성을 포함한 상해 주변 화중 지역을 통해 이 지역 오염물질과 함께 날아 오기 때문이고, 이 화북·화중 지역은 현재 세계에서 대기 오염이 가장 심한 지역으로 오명이 높다. 반면, 날씨가 춥다는 얘기는 공기 기단이 춥고 건조한 한반도 북쪽을 통해 온 다는 얘기고, 한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요녕성, 흑룡강성, 길림성 등 만주 지역은 오염이 상대적으로 그리 심하지 않은 지역이다.

 

시민들은 자주 기상 캐스터나 신문 등에서 다음과 같은 멘트나 기사를 쉽게 접하실 수 있었을 것이다. “강추위가 지나가나 싶더니 이번에는 미세먼지가 기승입니다......” 사실 이는 매우 과학적인 관찰이고 사고이며, 이런 반복되는 체험을 바탕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예보하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 예보이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하듯 반복되는 체험(학습)을 통해 이미 내일 날씨가 따뜻해지면 내일 미세먼지가 상승하리라는 것을 미리 짐작하고 추론(inference)을 할 수 있는 셈이다.

 

과거 우리 조상님들이 이런 “인공지능”적인 반복 체험 학습을 통해 한반도 겨울 중 일어나는 “삼한사온(三寒四溫)”의 규칙을 발견해 냈었는데, 만약 이 규칙이 현재에도 적용이 된다면, 겨울 중 3일은 미세먼지 농도가 낮고, 4일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일이 규칙적으로 반복된다고 해석 해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것이 미세먼지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대한민국 시민의 지혜이자, 또한 상식 일 수도 있겠다. 3일 혹한에, 그 다음 4일은 미세먼지 공습이 반복된다면, 시민들이 언제 외출을 하실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한가지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공기단이 바람을 타고 중국 화북·화중 지역을 통과, 그 오염된 공기단에 의해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 한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체험적 학습을 통해 또 한 가지의 중요한 사실을 추론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우리나라 겨울에서 봄 사이 나쁨 단계로 미세먼지 농도를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은 바로 중국 오염원이라는 사실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겨울과 봄철 사이 미세먼지 상승 요인이 국내 오염원 때문인지, 아니면 국외 요인인지로 왈가왈부하는 것을 현재 목도(目睹)하고 있기에 하는 얘기다. 만약에 국내 요인이 주된 요인이라면, 추운 기온 (바람이 만주 쪽에서 불어 올 때)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하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송철한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국가 미세먼지 예보모델 개발 사업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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